첫사랑엔 유통기한이 없다.

글 모 음/연애학개론 | 2005. 6. 16. 20:06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어떤 사랑이건 새롭지 않은 것이 없지만, 상투적이고 진부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첫사랑은 유독 그 의미가 남다르다. 기억 언저리에 묻어둔 첫사랑, 그 애틋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First love 1 | 기억할 만한 지나침, 첫사랑

“하지만 제 첫사랑이 저를 다시 부르면 어떻게 하죠…?”

잔설이 녹는 3월까지도 사람들의 목에 머플러를 하게 만들었던 드라마 「겨울연가」의 신드롬은 선남선녀의 아름다운 영상도 영상이지만, 무엇보다 첫사랑의 애틋함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전제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아무리 지지부진한 사랑도 지나고 나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되는 법인데, 아무렴 첫사랑이야…!

괴테는 다시 만난 첫사랑 로테의 따뜻한 보살핌에 더 깊은 고독을 느껴 결국 자살하고, 「겨울 나그네」의 민우는 죽는 순간까지 첫사랑 다혜의 사진을 가슴에 품는다.

「내 마음의 풍금」의 열일곱 홍연이는 첫사랑 담임 선생님의 무심한 장난에도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번지 점프를 하다」의 인우는 남자로 환생한 첫사랑과 함께 끝이 아닌 나락으로 떨어진다. 이렇듯 첫사랑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삶의 끊이지 않는 화두가 되고, 에너지가 된다.

첫사랑은 현실에서 도망칠 수 있는 반가운 탈출구

진부한 사랑타령일 법한 첫사랑이 언제까지고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아주 간단하다. 바로 첫사랑이 첫 번째, ‘처음’이라는 것. 인간은 본능적으로 처음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그후 횟수가 잦아질수록 감동을 덜 받기 마련이다.

즉 사람이 일생 동안 여러 번의 사랑을 하더라도, 유독 ‘처음’이 주는 감동은 이후의 어떤 사랑도 따라가기 힘들 만큼 강렬한 것이다. 이 말은 곧 첫사랑은 처음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감정의 최선상에 놓일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첫사랑은 처음 하는 사랑이지만, 처음 이성에 대해 갖는 관심과는 다른 것으로 구분한다.) 또한 첫사랑이 현실 도피적인 팬터지(fantasy)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데에도 그 이유가 있다.

첫사랑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 당시에 ‘아, 이것이 첫사랑이구나.’하고 생각하며 애틋하게 느끼진 않는다. 첫사랑은 첫사랑을 하는 순간에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느끼는 과정에서 더 애틋한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대부분의 첫사랑이 미완으로 끝나는 것을 감안하면, 그 아쉬움은 더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사람들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에 대해 팬터지적 요소를 가미하여, 그 상황을 더 아름답게 기억해 냄으로써 현실도피적 욕구를 충족킨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사귀고 있는 애인과의 관계가 힘들어질수록 한동안 잊고 지내던 첫사랑의 기억이 또렷해진다든가, 「겨울연가」 같은 상투적이고 진부하지만 아름답게 그려진 첫사랑 스토리가 엄청난 시청률을 올린 이유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Tip | 공개 강의

첫사랑은 대부분 실패로 끝나는 심리학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처음이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 처음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많고 그것들을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첫사랑은 실패하기 쉽다.

첫사랑이 더 아쉽게 남는 것도 당시에는 어떠한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상대에게 상처를 주거나 이별의 여지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사랑의 완성을 결혼이라는 전제를 두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에릭슨이라는 심리학자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일생은 단계를 거쳐 각각의 과업을 완성해야 다음 단계로의 안전한 진입이 가능한데, 특히 청년기의 인간은 자아정체감, 즉 자신에 대한 인식과 통찰이 분명하게 성립된 가운데서 사랑을 해야 안정된 결혼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시기상 대부분의 인간이 첫사랑을 하는 나이는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으로 아직 자아정체감을 제대로 확립하기에는 이른 나이다.

이 시기는 자신에 대해서조차 통찰력이 없고 안정감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때문에 이 시기의 사랑은 진정한 의미의 사랑보다는 집착과 갈등, 이기심으로 표현될 여지가 많아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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