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사용자 2005. 1. 16. 12:57


무엇보다 나를 괴롭힌 것은 살아갈수록

외로워할 시간이 줄어들어가는 것이었다.

나는 잃어버린 나의 외로움을 찾는 길을 택하고 싶었다.

내가 몸에 꼭 죄는 바지를 싫어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헐렁헐렁한 바지가 입고 다니기에도 여유롭고

벗을 때도 편하지 않겠는가.

외로움은 좀 헐렁헐렁할 때 생기는 게 아니겠는가.

....외로울 때는 사랑을 꿈꿀 수 있지만.

사랑에 깊이 빠진 뒤에는 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니 사랑하고 싶거든 외로워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나에게 정말 외로움이 찾아온다면 나는 피해가지 않으리라.

외로울 때는 실컷 외로워하리라.

다시는 두려워하지 않으라.

-안도현 님의 산문집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