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사랑을 쟁취하는 방법 4가지

글 모 음/연애학개론 | 2005. 3. 18. 17:24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고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와 남자는 사랑에 빠진다.
편의점에서 카페인 가득한 싸구려 캔 커피를 마시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사랑에 빠진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남자와 여자는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결국 사랑을 쟁취한다.
그들이 사랑을 쟁취할 수 있었던 네 가지 방법이 여기 있다.  


+ : + 진실은 통하는 법 + : +  

Q 늘상 지나다니는 길에서 아침 출근 시간마다, 퇴근 시간마다 마주치는 남자가 있다. 귀여운 듯하기도 하고, 어딘지 모르게 당신과 잘 어울릴 것만 같다. 몇 달을 그의 곁에서 서성였지만 그는 당신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A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솔직하게 고백하라고 말한다.
1990년대 후반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시작되었던 일상의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보급화되면서 사랑의 유형도 일상적으로 다가섰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의 보습학원의 강사와 은행원의 사랑이 그런 경우다. 은행원 봉수를 짝사랑하고 있는 원주는 이번에도 말 한마디 못 건넨다. “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친구에게 조심스레 고백하면 “또 짝사랑이야?”라고 대번에 알아 맞출 정도. 원주는 짝사랑엔 일가견이 있지만 진짜 사랑은 한 번도 못해본 순진녀다. 짝사랑의 감정을 숨긴 채 봉수 주변을 맴돌 뿐, 원주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해야 은행 창구에 잔돈을 바꾸러 가거나 형광등을 고쳐달라고 얘기하는 게 전부다.
따분한 짝사랑에 한번쯤 대범하게 고백한답시고 입금표에 입금액 대신 좋아한단 말을 써넣지만 장난으로 오인되면서, 원주는 절망에 빠진다. 그러나 그 순간, 원주는 진짜 고백을 한다. “혹시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나요? 나 봉수씨 좋아해요.” CCTV 앞에서 홀로 외치는 고백은 참 처량하고 우스꽝스럽지만 진실은 통한다고, 끝내 봉수는 원주의 순진한 사랑을 받아들인다.
<트루 로맨스>의 창녀와 비디오가게 점원과의 사랑을 맺어주는 것 역시 창녀의 “난 지금 이 순간만큼은 100% 당신을 사랑해요.”라는 100% 순수한 고백을 통해서다. 그리고 “난 늘 식당에서 음식 시키는데 하루 종일 걸리고, 언제나 소스 따로 그릇 따로를 외치고, 하나를 말해도 열 개는 대답해야 직성이 풀리는 까다로운 당신, 그런 당신을 사랑해.”라고 고백하던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엔딩의 명대사를 기억해 보라. 고백만큼 효과 높은 사랑 쟁취법은 없다.  


+ : + 생긴대로 사는 멋 + : +  

Q 매력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당신. 애인 하나 없다는 주변의 구박에도 이젠 익숙할 대로 익숙해졌다. 한 살 한 살 먹어감에 따라 늘어가는 것은 흡연량과 주량, 그리고 점점 더 시계 방향으로 나아가는 체중뿐. 그런 당신 앞에 멋진 남자 하나가 불쑥 나타났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체중을 감량하고 흡연량을 줄이며 멋진 여자로 태어나 남자를 차지하려고 노력하겠는가?

A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그러지 말라고 말한다.
런던의 한 출판사에 다니는 32세의 미혼 여성. 사돈의 팔촌까지 얼굴도 모르는 친척들이 모두 모이는 명절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 브리짓은 성탄파티에서 인권 변호사를 소개받지만 어쩐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만난 직장 상사는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 이 남자는 노처녀 히스테리나 칼로리와의 전쟁 모두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들 것만 같다. 섹스까지 나눈 상황,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브리짓은 이 바람둥이 상사에게 배신당한다. 그리고 어떻게 됐냐구? 물론, 꿩 대신 닭이라고, 바람둥이 기질 없는 너무나 순진한 인권 변호사와의 사랑에 성공한다.
체중과의 전쟁에서 패하고 인생의 낙오자로 전락해버리는 순간 자신 안에 존재하는 진짜 자아를 찾게 되는 <뮤리엘의 웨딩> 이후에 등장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브리짓은 모든 여성의 연인이 되기에 충분하다.
할리우드 시트콤이나 로맨틱 코미디의 말라깽이 히로인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짧은 스커트 밑으로 허여멀건한 바비 인형 같은 다리를 드러내는 대신 지방으로 울퉁불퉁해진 허벅지를 자랑하는 브리짓은 그야말로 평민 중의 평민. 그런 브리짓도 잠시나마 알코올과 칼로리를 체크하며 불안스런 운동을 시작하지만 결국엔 그것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이 진짜 하고 싶었던, 몸으로 뛰는 리포터 일을 찾아낸다. 브리짓이 사랑을 얻을 수 있었던 건 자아 찾기의 노력을 통해서다.
자신을 위해 쓰고 싶은 시간을 쓰고, 자신에게 열정의 물을 주니 어느새 불쑥 사랑이 자라 버린 케이스.
주변의 사려 깊은 손길을 기다리는 당신. 그보다 먼저 자신을 조금만 더 사려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법을 익히도록. 때때로 거울 앞에 앉아 화장을 지우다 울고 싶다면 울어라. 심한 다이어트로 굶주린 새벽, 피자 한 조각이 굴뚝 같다면 먹어라. 때로는 당신 자신을 괴롭힘에서 풀어 주도록. 최소한 사랑이 찾아올 조그만 창문은 열어둬야 하지 않겠는가.


+ : + 사랑은 우정 다음에 찾아오는 것 + : +  

Q 당신에겐 애인 대신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여자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귀국할 애인을 위해 깜짝 파티를 준비하고 싶어 한다. 너무나 바쁜 나머지 친구는 당신에게 공항에 도착할 애인을 대신 마중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일이 꼬이고, 당신은 깜짝 파티 12시간을 앞두고 친구의 애인을 꼭 붙잡아 두어야 하는 상태가 된다. 그럴 경우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만약 친구의 애인이 생각보다 훨씬 훌륭하고, 멋진 남자라면.

A<서프라이즈>는 우정을 선택하라고 말한다.
<결혼 이야기>, <그 여자 그 남자> 등 로맨틱 코미디의 전성시대를 구가했던 90년대로부터 잠시 소강 상태를 이루던 지점에 등장한 〈서프라이즈>는 훨씬 도발적으로 시대적 감성을 대변한다. 결혼 직전에 놓인 남녀의 티격태격 싸움을 결혼으로 골인시켰던 평이한 일련의 로맨틱 코미디와는 달리 <서프라이즈>는 골대조차 없는 싸움에 승부수를 던진다. 손에 지문이 없어질 만큼 미용실에서 바쁘게 일하는 하영은 거대한 저택에서 파티나 열고 있는 부잣집 딸인 그녀의 친구 미령과 너무나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처음부터 지는 게임을 한다. 그러나 12시간을 잡아둬야 하는 남자와 함께 인천국제공항, 용유도, 코엑스몰, 아쿠아리움 등을 누비는 사이 하영은 대인방어에서 공격방어로 자세를 바꾼다.
이런 하영은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의 줄리아 로버츠가 맡은 줄리안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오랜 친구로 지낸 남자친구가 결혼하겠단 선전포고를 내리자 갑작스럽게 남자친구 마이클이 애인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줄리안은 결혼식에 고춧가루를 뿌리기로 작정한다. 친구로서 조언을 해준답시고 마이클의 결혼 상대자 키미에게 엉뚱한 정보를 난발하며 둘 사이를 이간질 시킨다. 그러나 줄리안은 남자친구를 빼앗지 못하고 만다. 그러나 실패가 아니다. 왜냐하면 줄리안이 선택한 건 우정이었기 때문. <서프라이즈>의 하영 역시 사랑과 우정 사이의 딜레마에서 친구의 애인을 미령에게 돌려보내며 우정을 선택하는 순간, 사랑이 찾아온다. 친구의 애인인줄 알았던 남자가 사실은 전혀 모르는, 우연찮게 똑같은 옷차림을 했던 남자였다는 것이 밝혀지는 마지막의 반전은 하영의 사랑과 우정 사이의 도덕적 딜레마를 상쇄시켜버린다. 결국 이 영화가 말해 주는 사랑 해법의 키워드 한 가지는 바로 사랑 보다 우정이 중요하다는 것. 사랑은 쟁취하는 자의 것이지만 그것이 만약 친구의 애인이라면, 우정을 선택하는 미덕을 발휘해보라. 그렇다면 그 아름다운 미덕에 감동한 사랑이 찾아 올 것이다.


+ : + 사랑은 스포츠다 + : +  

Q작은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당신.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며 오랜 유대관계로 동네에선 꽤 인지도가 있어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당신의 서점 앞에 물량공세를 내세우는 거대한 대형 서점이 들어선다. 박리다매를 전술로 고객을 빼앗아 가는 대형 서점의 주인.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알고 봤더니 이 경쟁자가 오랫동안 인터넷 채팅으로 관계를 맺어온 익명의 친구였다면.

A <유브 갓 메일>은 그 경쟁자와 사랑에 빠지라고 말한다.
대형 서점으로 인해 경영난에 시달리게 된 캐서린은 익명의 친구에게 조언을 구하고 상심한 마음을 다독이지만 그 남자가 경쟁자란 사실에 발끈한다. 그러나 결국엔 경쟁자와의 사랑에 빠지고 만다. 결국 필요하다면 거침없이 총을 들고 처단하라고 <대부>의 격언을 인생철학으로 삼고 사는 캐서린은 용감하게 총 대신 사랑을 든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대>나 <왓 위민 원트> 역시 경쟁 관계에 놓인 직장 동료와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데 이들 영화 속의 여성 캐릭터들은 늘 파트너와 의견 대립으로 충돌한다. 잦은 의견 충돌 사이에 빚어지는 오해와 갈등은 여지없이 이 커플들을 위험한 관계 속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랑은 스포츠다’라는 이들이 선택한 사랑 공식은 결국 행복한 로맨스를 선사하게 하는 이들 영화의 슬로건. 끝발 날리는 광고기획사의 부장 자리에 앉아 “인생은 게임이 아니라 스포츠입니다.”라고 나이키 광고의 카피를 만드는 <왓 위민 원트>의 헬렌 헌트를 보라.
재밌는 건 <유브 갓 메일>에서 경쟁자들에게 사랑을 선사하는 직접적인 계기를 만드는 장치인데, 그 중매쟁이가 바로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다. 이것은 사랑에 대해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오만’해 있으며,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편견’으로 가득 차 있는지를 보여준다. 여자들은 공주 같은 자신에게 남자가 다가올 것이라는 오만에 빠져 있고, 남자들은 여자들은 모두 지고지순한 숙녀일 것이란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그런 잘못된 시각의 과오에서 탈피해 동등한 입장에서의 경쟁 관계로 다시 출발한다면 사랑을 쟁취하는 행운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 될 것이다.

P.S 기타 궁금한 사항은 메일로 주시면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메일주소 : maknae (골뱅이) 아웃룩(outlook) . 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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